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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Bend National Park - 고독을 찾아 떠난 사막으로의 여행
토요일의 이른 새벽, 육체의 피곤함을 애써 부정하며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나를 위로한다. 라디오에서 들려 오는 어느 랩가수의 열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그의 목소리가 내 텅빈 머리를 울리고 나는 Edward Hopper 의 휴게실에서 잠시 눈을 감는다.

끝없이 펼쳐진 넓은 들판과 이국적인 파란 하늘이 나의 마음을 사로 잡았을 때, 함께 여행을 떠난 베르사는 심한 떨림과 함께 길 밖을 벗어나고 있었다. 다시 제자리로 가려 했지만 그녀는 중심을 완전히 잃고 반대쪽 차선 울타리 넘어로 벗어나고 말았다. 나의 친구는 오른쪽 다리와 범퍼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온몸에 긁힌 자국으로 가득 하였다. 그곳으로 몰려든 사람들과 경찰들을 상대하고 차를 바꾸기 위해 7시간을 낭비해야만 했다.

어쩌면 인간을 사랑하는 태양의 강렬함이 우리에게 태양을 피하게 하고, 지나친 사랑은 파멸을 가져 올 것이라는 프레디 머큐리의 노래처럼 목적지로 향하는 나의 지나친 욕심이 그 곳으로 부터 나를 멀어지게 했는지도 모른다.

시계 바늘이 흘러가는 방향을 따라 남서쪽을 향해 가속 폐달을 밟았고 멀리 보이는 산 위의 붉은 노을이 밤이 오기를 반겨 주었다.

하지만 내가 Chisos 산에 도착 했을 때는 이미 어둠으로 인해 모든게 검게 변했고 오늘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The window 의 석양은 상상으로 그려보는 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 아침부터 태양은 강렬히 빛나 카메라의 LCD 도 거의 볼 수 없었다. 나는 차에서 내려 이 곳 저 곳을 걸어 보며 숨막히는 더위 속에서 사막을 즐긴다.

아무도 없는 이 거친 땅 위에서 나는 내 자신을 돌보아야만 했다. 그렇기에 어쩌면 이 곳이 내안의 나를 발견하고 , 나를 사랑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San Antonio - 단지 스쳐가는 수 많은 곳들 중 하나로 기억될 센 안토니오의 밤에…
특별한 주말을 보내야만 한다는 의무감에 비오는 밤길을 달려 센 안토니오에 왔다.

호텔의 커다란 건물과 화려한 장식의 로비가 어색하기만 하다. 19층 방 안에서 창문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너무나 크고 복잡하고 답답하다. 아시아에서 온 조그만 사내는 아직 미국이란 나라를 가까이 하기엔 아직 준비가 안된 것일까..
해가 뜨면 또 다시 호기심에 이 곳 저 곳 돌아 다니며 세상을 느끼려 하겠지. 하지만 밤이 되어 여행이 끝나면 공허함과 피곤만이 머리에 남아 잠이 들까 두려워...

Galveston - 멕시코만의 바다를 바라보며…
미국에 온지 3주가 지났지만 이 곳의 분위기는 아직도 낯설고 어색하기만 하였다. 땅위엔 차와 건물만이 존재하는 사람 없는 외로운 아스팔트 사막에서 나는 떠나고만 싶었다. 달라스의 삭막함이 싫어 떠나온 이 곳에서 바다 위로 지는 햇살에 마음을 맡기고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귀국
내 옆을 스치는 차들의 헤드라이트와 함께 한 달 동안의 기억들이 눈 앞에 깜박인다. 여행은 기대를 추억으로 바꾸는 것이기에 경험했던 많은 시간의 조각들이 오랫 동안 소중함으로 남기를... 나는 또 다른 새로운 여행을 꿈꾸며 창가에 몸을 의지해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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