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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h

며칠 전부터 시작된 두통을 참으며 한국에서 델리로 왔다. 그리고 공항에서 밤을 새운 뒤 다시 비행기를 타고 인도의 북쪽 도시 레에 왔다. 나는 휴가 일정에 맞춰 제때 귀국할 수 있도록 교통편을 예약해 놓은 것 외에는 전혀 준비해 놓은 것이 없었다.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기에 호객꾼들이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구석진 곳에서 멍한 상태로 사람들이 어디론가 택시를 타고 이곳저곳으로 흩어지는 것을 구경하였다. 그러던 중 갑자기 왜 인도에 왔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부터 인도에 오기를 바라왔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 있는 인도는 지저분함, 뜨거운 모래바람, 아직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은 카스트 제도, 그리고 뉴스에서 본 각종 사건 사고 같은 부정적인 것들뿐이었다. 여행이 끝난 뒤 이런 것들에 저항하다 지친 몸과 마음, 후회만 남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목적지를 정하고 공항 밖으로 나갔다.


그런 나를 반겨주는 산


나무


그리고 평화로운 마을의 소와 사람들


마을 전경


레 팰리스


손님 맞는 집 주인


판공초 가는 길 - 안갯속을 지나는 자동차, 사람


판공초 가는 길 - 굽어진 길


판공초 가는 길 - 하늘과 좀 더 가깝게


하늘을 담은 호수, 판공초



Zingchen - Rumbak - Stok La - Stok

해가 저물어 마을에 어둠이 찾아왔다. 방에 있어도 특별히 할 일이 없었기에 밖에 나와 추위를 견디며 주변을 바라보았다. 은은한 달빛이 산들의 윤곽을 어렴풋하게 보여주었고, 소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이곳 사람들은 산속에서 살고 있다기보다는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도 슬픔, 고통, 걱정은 있겠지만 도시에서 온 우리들처럼 명예, 권력, 부를 좇아 바둥거리는 모습은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물질문명에 이미 길들어져 있는 나는 이런 삶을 동경하지만 이렇게 살 자신은 없다. 그래도 오늘 하루만은 저 높은 산 위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내 욕심 씻겨 나가길... 수차례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룸박 1


룸박 2


룸박 3


룸박 4


룸박 5


스톡 라


스톡



Jaisalmer

자이살메르행 기차


사원 앞 꼬마


박쥐와 비둘기


성벽을 장식한 상인


황금빛 하벨리


성에서 내려다본 자이살메르


성 안 골목길 


성 안 골목길 2


성 안 골목길 3


성 안 골목길 4


가디사르 호수의 일몰


자이살메르 성으로 가는 길


자이살메르 성으로 가는 길 2


밤에 본 성 안 풍경


나무


낙타와 사막


남들처럼 점프샷


사막의 일몰


달빛 아래 낙타


달빛 아래 낙타 2


달빛 아래 낙타 3



조드푸르

이름 모를 사원에 올라 바라본


메헤랑가르


그리고 블루시티!


블루시티 1


블루시티 2


블루시티 3


블루시티 4


블루시티 5


블루시티 6


블루시티 7


블루시티 8


블루시티 9


블루시티 10


블루시티 11


블루시티 12


블루시티 13


바자르



우다이푸르

피촐라호


몬순 팰리스의 원숭이들


석양을 바라보는 나 (by 용우)



델리

후마윤의 무덤


후마윤의 무덤 2


릭샤


올드델리 역


올드델리역 2



짧은 여행 동안 얼굴은 검게 탔고, 휴대폰을 도난당했다. 

어처구니없이 바가지를 쓰기도 했고, 오토릭샤에 타 있는 내게 누군가 물을 끼얹기도 하였다. 

그러나 좋은 일도 많았다.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어깨는 무거웠지만, 나의 두 다리는 자유로웠다. 

지독한 매연에 눈은 따끔거렸지만, 아이들의 순수한 미소를 보았다. 

머리는 고산병으로 고생했지만, 소중한 추억들로 채워나갔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다. 

레에서 만난 태국인 부부, 인도 친구, 터키 아저씨, 

Stok La를 함께 오른 까르마, 

자이살메르에서 만난 태영, 정민, 혜성, 수인, 아라야,

조드푸르에서 만난 성찬, 보람, 도현,

우다이푸르에서 만난 재진, 진주, 용우형, 다영, 대만 친구들.


나의 여행은 끝이 났고, 다시 꿈에서 깨어나 일상으로 돌아왔다. 

서로의 안부를 묻기보다는 내게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사람들과 연락하고,

뚝뚝이 아닌 자가용을 타고 별빛 대신 가로등과 네온사인 가득한 거리를 지나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꾸기를 바라며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