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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dy



이미 우기로 접어든 스리랑카의 5월

캔디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환영하듯 엄청난 폭우가 쏟아진다


물이 가득 찬 도로 위를 해진 옷을 입고 걸어가는 거친 피부의 사나이

빗물 맺힌 창 너머 보이는 아이의 영롱한 눈빛


비록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었지만

비 오는 캔디에는 내가 보고 싶었던 모습들이 있었다






Sigiriya



사자 바위 (Lions rock)




한 인간의 욕망이 두려움이 되어 만들어진 이




그 광기를 뒤로한 채 여행자의 신분으로 풍광을 즐겨본다


 




Kandy ~ Haputale



마지막으로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본게 언제였더라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이곳저곳으로 이동하고





나는 하푸탈레에 가기 위해 





그리고 스리랑카의 기차를 타 보기 위해





보기 좋게 칠이 벗겨진 바다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바깥 풍경과





객실 내 분위기를 즐기고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사라졌을 것 같은 기차역의 모습을 보며





대학 시절 전라선을 타고 고향에 내려가던 추억에 잠긴다.






Haputale



스리랑카에서 처음 만난 햇살





그리고 파란 하늘





푸르름이 주는 편안함





Lipton's seat에 올라





홍차 한잔 마시며 주변을 둘러본다





여행에 꼭 특별한 목적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야





순간을 즐길 수 있다면

그래서 삶에 작은 쉼표 하나 찍을 수 있다면






Haputale ~ Ella



오후가 되자 다시 비가 내린다





 Lipton's seat에서 여유를 부린 탓에 





11시 13분 기차를 포기하고 14시 17분 차를 타러 왔는데 

기차가 한 시간 늦게 도착한다고 한다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그들의 평범한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그들은 기차를 기다리는 내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본다





Nine arches bridge






Galle



처음 만난 인도양은





거친 파도와 강한 바람으로 내게 인사하였다.





스리랑카와 유럽의 분위기가 뒤섞인 이곳은





대부분이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지만





여기에도 바다를 즐기는 사람





휴식을 취하는 노인들





잔디 위를 뛰노는 아이들이 있다





물론 뚝뚝도





골 포트 시계 탑 밑총을 들고 있는 강대국의 군인과 

강제 노역을 당하는 스리랑카 사람의 동상이





나에게 식민지 유산에 대해 어떻게 하는게 맞는지에 대한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좀 더 생각해 볼게...






Mirissa



Galle는 내가 생각했던 인도양이 아니었기에





바다를 좀 더 보고 싶었다





야자수와 고운 모래가 있는





하지만 아무도 없는 해변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린다





전에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의 일출이 좋았는데





언젠가부터 일몰의 의미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마지막까지 주변의 모든 것을 따스하게 비추면서





나 또한 이처럼 아름답게 저물 수 있기를









Galle ~ Colombo



스리랑카의 기차는 느리다





덕분에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바깥 풍경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고





밖으로 몸을 내밀어 바람을 맞을 수도 있었다



동안 나는 너무 빠르게 나아가는 데만 치중한 건 아닌지

그래서 놓쳐버린 건 없는지

가끔은 속도를 늦추고 주변과 나 자신을 돌아보기를 잊지 말자